이전 글을 보시려면
2019/05/18 - [여행/국내여행]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여행 팁
2019/05/19 - [여행/국내여행]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1.
2019/05/20 - [여행/국내여행]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2.
2019/05/23 - [여행/국내여행]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3.
2019/05/28 - [여행/국내여행]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4.
2020/04/09 - [여행/국내여행]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5.
슬슬 마음도 현실도 바빠지기 시작한 때가 이 즈음이다.
배차간격이 조금만 삐끗했어도 놓칠 수 있을 것들이 수두룩했고, 후다닭 뛰어가느라 버스 외부 사진을 제대로 못 찍기 시작했다.
피곤해서 쿨쿨 자느라 큰일 날 뻔한 적도 많았다.
경상북도 구간에서 특히 그런 적이 많았고, 구미를 지나면 청주까지 30만 이상의 중소도시가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배차간격 문제로 여행이 터질 위기가 온 적도 몇 번 있다.
그걸 생각해보면, 어떻게 시내버스 일주를 성공했는지 내가 신기할 정도다. 아마 엄마가 날 안 깨워줬다면 버스 몇 개는 놓쳤겠지만 말이다..;
555번이 대구 시내에 진입하자, 엄청나게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은 지난 9시 대임에도 대구는 광역시의 위상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10시가 넘어서까지 대구에 진입했음에도 정작 목적지인 수성도서관에 도착하질 못하자, 내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다.
벌써 5년 전 일이라 예정이라면 언제 도착했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예정된 시각을 넘겨 10시 너머가 되어서야 수성도서관에 내리자,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근데 정작 정거장에는 708번이 도착 예정이라는 알림이 떠있었고, 어찌됐든 타고 갈 수만 있다면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버스가 오니까 그냥 탑승을 하긴 했다.
근데, 확실히 많이 밀리긴 한다.
이게 도시 풍경이 10만, 30만, 50~60만, 100만, 2~300만, 1000만 별로 은근히 느낌이 다 다르다. 50~60만 정도만 되어도 아 도시 꽤 크다는 느낌이 들고 100만부터는 대도시라는 체감이 되는데, 250만의 대구는 역시 그 값을 한 것이다.
이 708번이 다음 버스인 칠곡 250번과 겹치는 구간이 많은데, 차가 너무 밀리는데 근처에 칠곡 250번이 같이 오는 걸 목격하는 바람에 이러다 추월당하겠다 싶어서, 아직 708번이 앞서 있을 때 재빨리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하차했다.
계획이라면 대구병원 정거장이지만, 그보다 한 참 앞선 농수산물 도매시장이었다.
내가 탄 건 분명히 시내버스인데, 관광버스 느낌이 나는 신기한 버스였다.
내리고 바로 뒤이어 온 버스라 허겁지겁 탔는데, 처음 탔을 때 내가 잘못 탔나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교통카드 리더기도 있고 시내버스니 타고 가는데, 보이는 것과 다르게 버스가 상태가 안 좋은 것도 신기했다.
덜덜덜덜덜덜덜덜, 엔진에 문제가 있어보였다.
칠곡 지역 버스답게 대구 바깥쪽에서 탑승해 왜관까지 가는 버스인데, 그래도 문제 있어 보이는 엔진으로 기사님이 많이 밟아주신 덕에 예상 일정에 따라 왜관에 도착할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내가 늦었다고 생각한 708번도 사실, 원래 배차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탑승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지만.
250번은 원래 왜관북부까지 가는 버스지만, 아무래도 다음 버스인 구미 버스 11번의 기점이 '왜관남부' 정거장이기 때문에. 한 정거장 차이고 구간이 겹치지만 왜관남부에서 하차했다.
뭐든지 버스는 종점에서 타야 안전하지 않을까. 물론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말이다.
구미 버스 11번은 급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갑자기 당시 전 주에 버스 노선을 개편해서 정신이 없었거니와 11번의 저속 운행으로 마음이 많이 급했었기 때문이다.
5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저속 운행이 안전엔 더 좋을 일이고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의 속 좁은 나는 열심히 기사님 욕하기에 바빴던 것 같다. 게다가 버스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고 나도 그걸 인지했는데. 살짝 대놓고 짜증냈었는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구미 시내도 밀리고 안 밀려도 버스가 속도를 못 내서, 예정인 12시 10분을 넘긴 30분이 되어서야 구미역에 도착했다. 기차 타려는 건 아니고, 여기 역시 버스 종점이니까.
여행 터졌나하고 망연자실하던 나는, 예정대로인지는 모르겠지만 50분에 출발한다는 다음 버스인 170번을 잡기 위해 체념하는 기분으로 기다렸었다.
'여행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7. (0) | 2020.04.14 |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5. (0) | 2020.04.09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4. (0) | 2019.05.28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3. (0) | 2019.05.23 |
부산 - 서울 시내버스 일주, 그 기행의 과정 - 2. (0) | 2019.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