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의 <골든아워> 리뷰, 이국종 교수님의 분투를 짚어보며
기행문과 게임은 주말에 몰아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시간이 나오질 않네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책 리뷰로 돌아왔습니다.
소소한 팁, 리뷰, 일상에서는 정말 제 근처에 있는 모든 것을 다루는 걸 모토로 삼는데요.
그 일환으로 이번에는 이국종 교수님이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 근무하셨던 기억을 주제로 출판된 <골든 아워 1,2>에 대해 리뷰하려 합니다.
골든 아워는 출판 당시에는 베스트셀러까지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죠.
이 책에는 각종 응급환자를 수술하면서 있었던 긴박한 일부터, 삼호주얼리호 납치 사건, 세월호 사건, 북한군 귀순 사건까지 중상자가 발생해 이국종 교수가 수술을 맡은 굵직한 사건까지 모든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 과정에서 있었던 각종 사회 내, 병원 내 부조리들을 집중 조명하면서 의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짚고 있습니다.
보이시나요? 응급의료센터의 특성상 내원하는 환자들의 상태가 늘 생사의 경계선에 서있는 경우가 다반사인지라, 보기만 해도 숨막히는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때가 매우 많다고 합니다.
의료계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환자의 피가 낭자하는 환경 속에서 묵묵히 일을 해나가는 이국종 교수님의 모습은, 의료 관련 지식이 전무한 저로서도 매우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 책은 모두 실명을 사용하였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문수 전 도지사, 이명박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에서 알 수 있죠.
석해균 선장이 기적적으로 생환해 치료를 받기 직전의 일인데, 정치에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던 이국종 교수도 '사람이 살아돌아오는 것에는 좌우가 따로 없고, 목숨에 관련된 일에는 정치란 없다'며 당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과거 발생했던 중대한 사건들을 이렇게 의사의 시선에서 바라본 바를 서술하였기에, '이랬던 사건이 사실 저랬구나.'라는 점들을 많이 깨달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문제점도 많이 서술되어 있고요. 글을 보시면 실무자로써 그가 겪어야만 했던 부조리, 병폐 등이 처절하게 나와있어, 응급의료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 내의 정치, 표류하는 권역외상센터, 침몰하는 응급헬기 사업 등 이국종 교수가 절감한 현실은 압도적인 분량 하에 구구절절하게 나와 있으니, 책을 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문제인 거지만요..
뒤로 갈 수록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2권 마지막에 들어설 수록 사람이 끝내 한 두 명씩 그만두고, 이국종 교수도 실명을 겪으면서 건강에 한계가 오는 모습을 보입니다.
앞서 말한 응급헬기 사업은 몇 년을 근근이 버텨오다 결국 끝을 보고, 책마저 이국종 교수의 절망 어린 체념으로 마무리되죠.
국민의 관심은 또다시 응급의료에서 멀어졌습니다. 이젠 시간이 정말 없는데, 바뀔 거라 생각했던 시스템들은 하나도 바뀌지 않고, 악화되기만 하고 있죠.
우리는 살다보면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상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응급의료센터', 한 사람의 희생으로 근근히 버텨온 사상누각의 시스템이, 사라져버린 세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요.
희생이 전제된 체계는 옳지 않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보장되어야만, 우리는 중상을 입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연유로 저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의료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우리라도 요구를 해야 하니까요. 그렇기에 정말 모든 게 무너져내리기 전에, 골든 아워라도 읽어보시는 걸 부탁드리겠습니다.